기술문명징후 탐색

기술문명징후(technosignature)는 과거나 현재에 지구 바깥에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생명이 만들어낸 문명이 의도적/비의도적으로 만들어낸 흔적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2007년 SETI 연구소(SETI Institute)의 질 타터(Jill Tarter)가 기존에 흔히 사용하던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라는 용어 대신 제시한 것으로, 우주생물학 용어인 생명징후(biosignature)와 짝을 이룬다.

KVN-SETI

SETI 실험은 1960년 프랭크 드레이크(Frank Drake)가 그린뱅크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수행한 이후 전통적으로 전파 대역에서 주로 수행되어 왔다. 현재는 적외선 및 광학 등 다양한 파장 대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SETI 실험을 수행 중 이다. 우리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orean VLBI Network; KVN)을 활용한 SETI 실험을 테스트 중이다. 다중위치 상관처리(multiple phase center correlation)를 통한 소프트웨어적 공생 관측 모드(왼쪽 그림)를 구현하고, 기계학습을 적용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여 준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거대한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는데, 우선 한국천문연구원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KASI-Cloud를 활용하여 소규모의 테스트 중 이다.

달 뒷면의 기술문명징후 탐색

전파 대역을 활용한 기술문명징후 탐색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인류가 만들어낸 인공적 전파 신호 간섭(Radio Frequency Interference; RFI)과 외계의 기술문명이 만들어낸 전파 신호를 구분하는 것이다. 달은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아서 지구에서 항상 같은 면을 바라보며, 따라서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각종 RFI를 달 자체가 거의 완벽하게 차단한다. 또한 지구 전리층의 방해로 지표면에 도달하지 못 하는 초장파장 신호가 달의 표면에는 도달한다. 이 두 가지 이유로 달의 뒷면에 전파망원경 및 전파어레이를 건설하여 전파천문학을 수행하자는 제안이 끊임없이 있었다. 같은 이유로 달의 뒷면은 전파를 활용한 기술문명징후 탐색에 최적의 장소이다. 과학 목표가 기술문명징후 탐색은 아니지만, 달 뒷면의 전파망원경 LCRT(Lunar Crater Radio Telescope, Bandyopadhyay et al., 2021, 2023)와 전파어레이 FARSIDE(Farside Array for Radio Science Investigations of the Dark ages and Exoplanets, Burns et al., 2019) 개념 연구 및 사전 연구가 진행 중 이다. 달의 뒷면에 과학 기지가 건설된다면, 기술문명징후 탐색 연구도 과학 목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Image Credit: Breakthrough Listen / Danielle Futselaar)